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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비 크림 어디 있죠?”…K뷰티 뜨는데 여행상품서 ‘쇼핑’은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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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온 바란야 피락사씨가 관심 있는 헤어제품을 들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송미주 기자
태국에서 온 바란야 피락사씨가 관심 있는 헤어 제품을 들고 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송미주 기자

서울 중구의 한 K뷰티 매장. 태국에서 온 바란야 피락사(Varanya Piraksa·35)씨가 진열대의 리프팅 크림을 집어 들었다. “이 크림이 카디비(Cardi B) 원픽이라고 들었어요.” 한국을 다녀온 친구와 미국 유명 래퍼 카디비의 영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업무차 두 번째 한국을 찾은 그는 3박 4일 일정 중 시간을 내 매장을 찾았다.

바란야 피락사씨가 서울 중구의 한 K뷰티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송미주 기자
바란야 피락사씨가 서울 중구의 한 K뷰티 매장에서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송미주 기자

K뷰티 열풍은 뜨겁지만 인바운드 여행상품에서 ‘쇼핑’의 위상은 예전과 다르다. 여행사가 면세점이나 화장품 매장을 일정에 넣어 관광객을 데려가는 대신, 외국인이 SNS에서 원하는 제품과 매장을 정한 뒤 자유시간에 직접 찾아가는 방식이 자리 잡았다. 쇼핑 수요가 줄었다기보다 쇼핑의 주도권이 여행사에서 관광객에게 넘어간 셈이다. 올리브영의 올해 1~8월 외국인 구매액은 1조 원을 넘어섰고 국내 오프라인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33%까지 높아졌다. 올리브영 세일 기간을 한국 여행 일정과 맞추는 외국인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복수의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대상 여행상품에는 면세점이나 화장품 매장을 별도 일정으로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 AI 생성 이미지
복수의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대상 여행상품에는 면세점이나 화장품 매장을 별도 일정으로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 AI 생성 이미지

상품서 빠진 쇼핑, 여행 목적지는 됐다

복수의 인바운드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대상 여행상품에는 면세점이나 화장품 매장을 별도 일정으로 넣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관광과 체험 위주로 일정을 짜고 쇼핑은 자유시간에 맡기는 방식이다. 한 외국인 전문 여행사 관계자는 “예전처럼 관광상품에 쇼핑을 포함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외국인들이 유튜브나 SNS에서 좋아하는 크리에이터나 유명인이 소개한 제품을 미리 찾아보고 오기 때문에 쇼핑은 직접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관광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매장을 들르거나 자유시간을 활용하도록 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달라진 것은 구매 장소뿐만이 아니다. 정해진 면세점에서 여러 상품을 둘러보기보다 SNS에서 본 특정 제품, 한국에서 구하기 쉬운 브랜드를 찾아가는 ‘지정 구매’ 성격이 강해졌다. 올리브영과 개별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처럼 여러 제품을 직접 비교하고 경험할 수 있는 곳은 쇼핑 장소 자체가 하나의 방문 목적지가 되고 있다. 유통업계도 이런 흐름에 맞춰 외국인의 ‘셀프 쇼핑’을 강화하고 있다. 올리브영은 올해 외국인이 직접 상품을 찾고 추천받을 수 있는 AI 쇼핑 어시스턴트를 도입하고, 직원과 외국인 고객의 소통을 돕는 실시간 AI 통역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이 직접 찾아와 고르고 결제하는 환경이 갖춰질수록 여행사가 쇼핑 과정에 개입할 필요는 더 줄어드는 구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관광객들도 원하는 물건을 굳이 비싸게 사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면세점이나 백화점을 일괄적으로 방문하기보다 로드숍을 찾거나 한국에서 사고 싶은 제품을 스스로 골라 구매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결국 K뷰티가 방한관광의 강력한 소비 콘텐츠로 성장한 것과 여행사의 쇼핑상품 확대는 별개의 흐름이다. 매장은 관광 목적지가 됐지만, 그곳까지 관광객을 데려가는 것은 더 이상 여행사의 주요 역할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 올리브영
'올리브영 센트럴 명동 타운'에서 외국인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 올리브영

여행사는 메디컬·체험으로…‘수배가 필요한 영역’ 공략

대신 인바운드 업계는 외국인이 혼자 예약하기 어려운 분야로 상품 영역을 넓히고 있다. 피부미용과 성형, 건강검진, 치료 등을 관광과 연계한 메디컬 투어가 대표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쇼핑은 외국인이 직접 할 수 있지만 피부미용이나 건강검진은 언어 문제도 있고 병원 예약이나 상담 과정도 복잡하다”며 “이런 부분은 아직 국내 여행사나 전문 업체의 도움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말했다. 병원 예약과 통역, 이동을 지원하고 시술 전후 관광 일정을 함께 구성하는 식이다.

실제 인바운드 플랫폼에서도 관련 수요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치과와 피부시술, 시력 교정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퍼스널 컬러 진단과 메이크업, 전문 헤어, 두피 관리처럼 사전 예약이 필요한 체험도 비슷하다. 단순 구매와 달리 원하는 서비스와 업체를 찾고 예약해야 하는 만큼 여행사와 플랫폼이 중간에서 연결할 여지가 있다.

결국 K뷰티 열풍 속에서 인바운드 업계의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관광객이 직접 찾고 살 수 있는 상품은 자유일정에 맡기고, 예약과 통역, 수배가 필요한 의료·뷰티 경험을 상품화하는 방향이다. 과거의 ‘쇼핑을 넣는 여행’에서 외국인이 혼자 하기 어려운 경험을 찾아 ‘연결하는 여행’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인바운드 여행사 홈페이지의 의료관광 상품 안내 화면. 미용·성형·건강검진 등 의료관광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콜소모션 홈페이지 캡처
인바운드 여행사 홈페이지의 의료관광 상품 안내 화면. 미용·성형·건강검진 등 의료관광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 / 콜소모션 홈페이지 캡처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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