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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갈수록 새로운 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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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몬 비치의 우아한 에메랄드빛 바다와 흥청망청 쇼핑도 좋다. 여유로운 호캉스에 예쁜 별빛 투어와 화려한 공연이 더해져도 더할 나위 없다. 하지만 이번에는 수영복 대신 운동복을, 아쿠아슈즈 대신 운동화를, 튜브 대신 공을 챙겼다. 좀 더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방식으로 괌을 파고들었다. 

■Explore
바다 대신 정글…차모로족의 온기를 찾아 

몇 차례 괌 여행을 하고 비로소 깨달은 점 하나. 수많은 선택지 중에서도 괌을 다시 찾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전하고 가까운 미국, 맑고 깨끗한 바다, 다양한 해양 스포츠와 공연, 쇼핑 천국 등 여행지로서 가진 괌의 표면적인 매력보다 차모로 사람들(원주민)이 건네는 특유의 따스한 환대를 잊지 못해서라는 것이다. 괌에서 만난 차모로 사람들은 눈을 마주치면 미소 짓고,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종종 조개껍질로 만든 목걸이 쉘 레이(Shell Lei)를 걸어주거나 어떨 땐 아무 조건 없이 음식을 베풀기도 했다. 낯선 이방인에게 베푸는 목적 없는 환대에 적극적으로 화답하고 싶어 몇 번이나 괌을 찾았다. 그리고 이번에는 여행의 원동력이 된 차모로 사람들을 좀 더 알아보고 싶었다. ‘밸리 오브 더 라테(Valley of the Latte)’ 투어는 괌의 4,000년 역사와 차모로 사람들의 삶과 문화, 그 온기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출발점이다. 

밸리 오브 더 라테 투어는 탈로포포 강과 우굼 강이 만나 만들어낸 청정 습지 구역에서 시작한다
밸리 오브 더 라테 투어는 탈로포포 강과 우굼 강이 만나 만들어낸 청정 습지 구역에서 시작한다

투어는 괌에서 가장 긴 탈로포포(Talofofo) 강과 우굼(Ugum) 강이 만나 만들어낸 청정 습지 구역에서 시작한다. 보트를 타고 강물 위를 유유히 따라 들어서자 고요한 물결과 짙은 녹음의 향연이 펼쳐졌다. 강 양쪽으로는 키가 쑥 자란 야생 식물과 나무들이 빼곡했고, 맹그로브 사이로 손바닥만 한 땅게와 메기 떼가 여행객이 던져 주는 빵을 먹기 위해 얼굴을 내밀었다. 

라테스톤 유적지에 다다르자 가이드 ‘벤’이 깊고 길게 뱃고동을 울렸다. 그리고 영화 속 한 장면처럼 귀 뒤로 곱게 꽃을 꽂은 차모로 여인들이 나와 환영 노래를 건넸다. 라테스톤은 고대 차모로 원주민들이 집을 지을 때 사용했던 돌기둥으로, 차모로 사람들은 9세기경부터 집(구마, Guma)을 지을 때 바닥을 받치기 위해 사용했다. 습한 열대 기후의 지면 습기와 야생동물을 막아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기 때문이다. 라테스톤으로 지은 집 아래나 주변은 죽은 사람의 뼈나 소장품, 장신구 등을 함께 묻었던 거룩한 장소이기도 했다. 그러니까 이곳은 과거 차모로 원주민들의 실제 삶의 터전이었다고 볼 수 있다. 라테스톤 주변에는 영화 <아바타> 속 신비로운 숲의 모티브가 된 반얀트리와 밤에만 피어난다는 ‘사가리바나’ 꽃, 과거 원주민들이 민간요법에 활용했다는 노니 나무부터 찌면 고구마처럼 달콤한 빵나무(Breadfruit), 자르면 별 모양이 나오는 스타프루트까지 넉넉하고 풍요로운 생태 이야기도 무궁무진하다. 

갓 딴 코코넛의 달콤한 물을 마시고, 볶음밥과 구운 닭고기로 점심을 즐기는 시간. 선선한 바람에 열기를 식히며 생각했다. 이방인에게 건네는 차모로 사람들의 환대는 어쩌면 4,000년 전부터 이 거친 자연 속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온 유전자에서 나온 게 아닐까, 하고. 

■Trekking
버섯바위가 전부인 줄 알았지?

SNS에서 ‘버섯바위’로 유명세를 치른 탕기슨 해변(Tanguisson Beach)은 의외로 여전히 투몬 비치보다 한적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었다. 삼삼오오 모여 한가롭게 낚시를 즐기거나 그늘 아래 누워 단잠을 청하는 현지인들의 얼굴에는 ‘여긴 그저 버섯 모양을 한 바위가 있을 뿐’이라는 식의 심드렁한 표정이 묻어났지만. 

SNS에서 ‘인증샷' 장소로 인기 있는 버섯바위
SNS에서 ‘인증샷' 장소로 인기 있는 버섯바위

탕기슨 해변을 찾은 목적은 SNS용 사진도, 첨벙첨벙 물놀이도 아니었다. 탕기슨 해변에서 북쪽의 샤크 코브(Shark’s Cove) 해변까지 이어지는 왕복 약 4.3km의 비치 트레일이었다. 신발끈을 조여 매고 부드러운 모래 해변과 끝없이 펼쳐진 야자수를 따라 쭉 걷는 길이다. 대체로 부담 없이 걷는 짧은 코스지만 발이 푹푹 꺼지는 모래와 간혹 길이 바위에 가로막혀 사족보행이 필요한 구간도 있어 1시간 30분 정도는 잡아야 여유가 있다. 하지만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일수록 더 아름답지 않던가? 낯선 발걸음에 놀라 껍질 속으로 숨는 겁 많은 소라게 외에 사람의 발자국은 찾아보기 어려웠고, 그 비밀스러운 무드가 매력적인 곳이다. N번째 괌을 찾아온 여행자에겐 한적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찾아 나서는 것 자체가 하나의 커다란 즐거움이다. 

어느새 온몸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하지만 상관없다. 바로 곁에 있는 바다에 풍덩 뛰어들면 그만이다. 괌에선 바다에 들어가는 일이 이상하지 않은데, 가벼운 트레킹 덕분인지 유독 도파민이 터진다. 

■Swing
태평양 절벽 위, 바람을 가르는 호쾌한 샷

사실 괌은 한국 골퍼들에게 더없이 다정한 목적지다. 불과 4시간 30분 안팎이면 다다르는 가까운 거리, 2인 라운드가 가능한 골프장, 연중 라운드가 가능한 날씨, 앞뒤로 타이트하게 쫓기지 않는 여유까지. 오전엔 호쾌하게 스윙하고 오후엔 시원한 바다나 수영장에서 휴양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괌에는 3일 내내 골프만 치는 전지훈련 같은 여행보다 1~2번 가볍고 여유 있게 경험하고 돌아가는 이들이 더 많다고. 

소노펠리체 컨트리클럽 괌 망길라오의 시그니처 홀인 12번 홀
소노펠리체 컨트리클럽 괌 망길라오의 시그니처 홀인 12번 홀

소노펠리체 컨트리클럽 괌 망길라오(SONO Felice Country Club Guam Mangilao)에서 라운드를 결심했다면 평소보다 공을 덜 준비해도 괜찮아 보인다. 좌우로 탁 트인 페어웨이가 워낙 넉넉하기 때문이다. 공을 잃어버릴 걱정보다 멀리 보낼 전략을 세우는 쪽이 현명하다. 하지만 그게 쉬운 코스라는 의미는 아니다. 마치 초원의 능선이 수십 개로 굽이치듯 울렁거리는 언듈레이션 너머 벙커로 공이 자취를 감추기 일쑤다. 하이라이트는 단연 태평양 기암절벽을 끼고 자리한 12번 홀(파3)이다. 바다를 그대로 질러 절벽 넘어 그린에 공을 올려야 한다. 화이트티 기준 약 160m 거리에 불과한데 초보자들은 일찌감치 마음을 비우는 게 좋다. 거센 바닷바람과 코앞에 보이는 아찔한 절벽, 부서질 듯한 파도가 심리를 흔들어 놓는다. “이곳에서 온그린에 성공한 사람은 본 적이 없다”며 아예 마음을 내려놓은 베테랑 골퍼의 조언을 무시하지 않길 바란다. 실제로 우리 일행 모두 페널티 존으로 함께 이동했다. 절벽 아래 쌓인 골프공은 대체 몇 개나 될까. 

소노펠리체 컨트리클럽 괌 망길라오는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대명소노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골프장이다. 그래서 한국 골퍼들의 입맛을 겨냥한 다채로운 한식 메뉴들이 전면에 배치돼 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는 비빔밥이나 국밥은 물론 더위를 식혀줄 냉면, 남녀노소 호불호 없는 제육볶음과 불고기, 떡볶이와 튀김 같은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메뉴가 여럿이라 한국 클럽하우스 못지않게 만족스러운 식사를 즐길 수 있다. 


실패할 일 없는 괌 액티비티 

■남부 투어 주요 스폿
괌의 남부와 북부는 미묘하게 다른 분위기다. 그래서 투어도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다.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하며 여유롭게 아기자기한 풍경을 감상하는 쪽을 선호한다면 남부를, 다채롭고 액티브하며 거친 절벽과 원시 그대로의 해변을 원한다면 북부를 선택할 일이다.

이나라한 자연 풀장 : 화산암이 천연 파도막이가 되어 맑고 잔잔한 수면을 유지하는 이나라한 자연 풀장은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평온해진다. 

메리조 부두 & 곰바위 : 청량한 에메랄드빛 바다로 길게 뻗은 메리조 부두는 남부 투어의 낭만을 더한다. 아이들은 다이빙을 즐기고, 여행자들은 ‘인생샷’을 찍느라 분주하다. 바다를 향해 듬직하게 서 있는 곰 모양의 바위도 찾아볼 수 있다. 

솔레다드 요새 : 우마탁 만이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솔레다드 요새는 스페인 식민지 시절 해적 등의 침략을 막기 위해 조성된 요새다. 지금은 높은 지대에서 내려다보는 탁 트인 바다가 매력적인 장소로 꼽힌다. 

세티 베이 전망대 : 괌 남부 드라이브 코스의 핵심 스폿으로 장엄한 괌 산맥과 짙푸른 태평양이 대비를 이루는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에메랄드 밸리 : 요즘 SNS 속 괌 여행 스폿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곳이다. 길에 자연스럽게 걸터앉아 에메랄드빛 수로를 배경으로 사진 찍기에 좋다. 

선셋 디너 크루즈 
몇 년 전 괌 여행에서 엄마가 가장 즐거워했던 투어가 바로 수평선 위에서 즐긴 선셋 디너 크루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배를 타고 나아가, 노란빛에서 순식간에 분홍빛과 보랏빛이 어우러진 붉은 노을로 물들어간 순간을 잊지 못한다. 선상에서 즐기는 괌 스타일의 다양한 바비큐 요리와 시원한 해풍, 바다 너머로 저물어가는 장엄한 일몰에 흥겨운 음악과 춤이 더해지는 괌은 여전히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타오타오 타씨(TaoTao Tasi) 비치 디너쇼
건비치(Gun Beach) 해변가에 위치한 야외 무대에서 펼쳐지는 디너쇼로 아름다운 석양이 내려앉을 즈음 시작한다. 공연에서는 50여 명의 대규모 출연진이 차모로 문화와 태평양 섬의 전통 이야기를 웅장하게 그려낸다. 다양한 바비큐와 해산물, 차모로 전통 요리 등 풍성한 디너 뷔페도 포함됐다. 무대와 가까운 앞자리에 앉으면 관객이 직접 무대로 나가 무용수들과 함께 춤을 추거나 공연에 참여할 기회가 많다.

글·사진=손고은 기자, 취재협조=괌정부관광청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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