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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에겐 ‘배우는 한류’가 없는가? [김기헌의 관광 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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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바야흐로 한류의 전성시대다. 전 세계 한류 동호인 수가 사상 최초로 2억5,000만 명을 넘어섰고, 세종학당을 비롯해 크고 작은 경로로 해외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 수만 해도 1,770만 명에 육박한다. K-팝과 K-드라마로 촉발된 한국에 대한 문화적 동경은 이제 일시적인 호기심을 넘어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 전반을 직접 체험하고 체득하려는 강력한 방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K-컬처의 세계화와 외래관광객 유치를 국가적 핵심과제로 삼아 연일 다양한 정책과 담론을 쏟아내고 있다. 그러나 이 화려한 지표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우리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중대한 모순과 마주하게 된다. 한국 문화를 열렬히 동경해 찾아오는 글로벌 청소년과 청년들을 공신력 있게 수용하고 체계적으로 교육할 전문적인 교육·연수 인프라가 대한민국에는 여전히 부재하다는 사실이다. 현재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한류 체험과 교육은 대학 부설 한국어학당이나 민간의 소규모 댄스교습소, 혹은 영세한 학원 단위의 파편화된 프로그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여러 가지 한계를 낳는다. 무엇보다 프로그램의 질적 수준과 안전성, 신뢰성이 국가적으로 검증되지 않아 참가자들의 깊이 있는 문화적 갈증을 온전히 해소해 주지 못한다. 일회성 원데이 클래스 수준의 체험만으로는 글로벌 팬들을 장기 체류형 고부가가치 소비자로 전환하기 어렵다.

우리가 천혜의 문화 자산을 눈앞에 두고도 이를 국가 관광산업의 큰 틀로 엮어내지 못하는 사이, 세계 주요 관광·문화 선진국들은 일찍이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몰입형 교육 프로그램과 결합해 거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해 왔다.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바로 스페인의 엔포렉스(Enforex) 모델이다. 스페인은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민간의 창의적 운영을 결합한 민관협력 시스템을 통해 마드리드·바르셀로나 등 전국 주요 거점에 몰입형 언어·문화 연수 기관을 활성화했다. 해마다 전 세계에서 수만 명의 청년들이 스페인에 입국해 최소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체류하며 언어를 배우고 문화를 깊이 있게 체험한다. 이들은 단순한 스쳐 지나가는 관광객이 아니라, 지역 사회에 장기 체류하며 지역 경제를 살리는 든든한 주체로 기능한다. 나아가 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스페인의 가치를 전파하는 강력한 지지자이자 민간 외교관으로 활동한다. 영국의 영국문화원(British Council) 연계 프로그램이나 프랑스의 알리앙스 프랑세즈(Alliance Française) 역시 자국 문화 체험과 교육을 결합한 거점을 구축해 수만 명의 외국인 장기체재형 연수생들을 유치하여 소프트파워를 실질적인 국가 경제력으로 치환하는 데 성공했다.

2억5,000만 명의 한류 팬들이 대한민국을 동경하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무엇인가. 바로 한류 관광지 방문이나 콘서트 관람, 어학당 연수 등 파편화된 한류 체험의 한계를 극복하고, 신뢰성과 안전성, 그리고 교육 품질이 완벽히 검증된 국가 공인형 한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다. 대학 어학당의 학문적 접근이나 영세 교습소의 단발성 상업주의를 넘어, 글로벌 청년들이 안심하고 머무르며 한국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안전하고 전문적인 연수 시설과 체계적인 종합 한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제도적 신뢰 부여와 민간의 창의적 운영 역량이 결합하는 유기적인 민관협력(PPP) 시스템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대통령이 강조하는 지방 관광 활성화와 한류를 통한 관광 대국의 비전, 장기 체류형 관광이 단순히 구호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현실로 구현되기 위해서는, 이제 정책 당국이 직접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야 할 때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신뢰의 보증인 역할을 해주고, 민간이 축적해 온 전문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전 세계 한류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국격에 걸맞은 대안이자, 대한민국이 소프트파워 강국으로서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는 첫걸음이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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