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YES DIVING 예스다이빙

[게스트 칼럼] BTS와 지방관광, ‘골든타임’을 잡자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조회 1   댓글 0

본문

김진섭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광본부 부장

                                                  김진섭 대구문화예술진흥원 관광본부 부장

최근 DFS 갤러리아 사이판과 홍콩 면세점 폐점, 태평양 지역 면세 사업 축소 소식은 전 세계 관광업계에 가볍지 않은 경고를 던졌다. 한때 일본과 한국인을 비롯한 해외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면세점의 몰락은 아무리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관광지라도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춘 ‘콘텐츠의 진화’ 없이는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과거의 관광이 ‘보는 것(Sightseeing)’과 ‘사는 것(Shopping)’에 집중했다면, 현대 관광은 ‘경험(Experience)’과 ‘지역성(Local)’으로 축이 이동하고 있다. 사이판의 몰락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대한민국 관광은 과연 지속 가능한가?

현재 대한민국 관광산업은 서울의 현대적 도시 이미지와 한류라는 거대한 돛을 달고 역대 최고의 방한 외래관광객 기록을 갱신하며 순항 중인 듯 보인다. 더불어, 정부는 2026년을 ‘외래 관광객 3,000만 명 시대’의 원년으로 선포했다. 최대 방한 관광객의 양적 성장은 고무적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외래 관광객의 80% 이상이 여전히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되는 심각한 불균형이 감지된다. 이 관광 지역 편중화와 양극화는 서울만 보고 돌아가는 관광객의 재방문과 유럽·미국 등에서 방문하는 장거리 관광객의 장기 체류 관광을 촉진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보인다.

관광지역 편중과 관련하여 호주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드니 중심의 관광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서 호주 정부는 ‘관광 분산’을 국가적 마케팅 전략으로 삼고, 관광객이 주요 도시를 벗어나 지방으로 이동하는 요인을 분석하고, 체류 기간과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설계했다. 시드니 오페라하우스라는 강력한 랜드마크에만 의존하지 않고 멜버른의 커피 문화, 타즈매니아의 자연, 울루루의 원주민 문화 등 지역마다 고유한 스토리텔링을 입혀 관광객들이 대륙 구석구석을 탐험하게 만드는 정책을 펼쳐, 지역 도시들이 시드니의 대체재가 아닌 고유한 목적지로 브랜드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정부 차원의 지역별 특화 관광 콘텐츠 발굴과 글로벌 캠페인을 연계한 호주의 전략은, 3,000만 관광객 시대를 준비하는 우리 정부와 지방 도시들이 나아가야 할 이정표로 참고할 필요가 있다.

3,000만 시대의 해법은 ‘지방 분산’

다행히 우리에게는 한류라는 전 세계를 움직이는 강력한 치트키가 있다. 특히, 지방 관광의 활성화 관점에서 2026년은 대한민국의 지방 관광 지형도를 바꿀 ‘골든타임’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바로 BTS의 완전체 활동 재개와 월드투어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4월의 수도권 콘서트 뿐만 아니라 6월13일 BTS 데뷔 기념일에 맞춰 열릴 부산 콘서트는 단순히 한 도시의 축제를 넘어, 그동안 해외 관광객들에게 멀게 느껴졌던 남부권의 대구와 경북 지역을 세계 무대에 소개할 최적의 기회로 보인다. 작년에 개최된 경주 APEC회의가 국가적 행사로 단기 비즈니스 여행객이 방문했다면, 이번 BTS 콘서트의 관람객들은 한국에 대한 관여도가 높은 개별 여행객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2022년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BTS 공연시 부산 관련 검색량이 폭증하고 전 세계 ‘아미’들이 한국 전역을 누볐던 사례를 기억한다. 2026년에도 수십만 명의 글로벌 팬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과 부산이라는 관문을 통해 지방도시로 유입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부산과 인접해 있지만 해외관광객에게 덜 알려진 대구 경북권역은 이 전략의 새로운 거점이 될 수 있다. 대구는 BTS의 핵심 멤버인 슈가와 뷔가 나고 자란 도시로, 팬들에게 아티스트의 고향은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정서적 뿌리를 공유하는 성지다. 대구 서구 비산동에 조성된 ‘뷔 벽화 거리’는 이미 팬들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가 되었고, 슈가의 가사 속에 등장하는 ‘724번 버스’나 음악적 꿈을 키웠던 장소, 그가 즐겨 찾던 맛집들은 그 어떤 관광지보다 강력한 유인 요소로 역할을 할 것이다. 지금까지 지방 도시들이 문화유산과 자연경관에 의존하는 전략으로 젊은 해외 관광객에게 다소 문턱이 높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BTS 성지 순례’라는 명확한 동기부여가 제공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부산에서 공연을 즐긴 팬들이 KTX로 40분 거리인 대구를 찾아 아티스트의 유년 시절을 추억하고, 이어 인근 경주와 안동의 역사 문화를 체험하는 ‘대구 경북권 K컬처 루트’를 구축해야 한다. 특히, BTS의 신곡인 중 ‘넘버 29’는 경주의 문화유산에 현대적인 스토리를 연결할 수 있게 되어, 대구와 경북이 지닌 전통적 가치를 현대적 팬덤 문화와 결합해 시너지를 내는 기회가 될 것이다.

지방관광의 대전환 시작해야

3,000만 외래관광객 시대를 위해 관광지역 편중을 타파하고 지방관광 활성화를 실현하기 위해 지자체와 정부에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첫째, 지역관광 활성화에서 가장 먼저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효과적인 관광 권역별 포지셔닝이다. 지역 브랜딩은 그 지역만의 특별한 관광 경험을 약속하는 것이며, 결과적으로 여행지에 대한 기억을 공고히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권역별 관광마케팅의 경우, 행정지역별로 구성된 광역시도와 자치구의 관광조직들 간의 유기적 협조와 통일된 명확한 브랜드 구축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하며, 필요하다면 지역관광기구(RTO) 얼라이언스를 구성하여 통합마케팅 체계를 구축할 필요도 있다. 물론, 이러한 마케팅은 국가적인 관광 브랜딩 전략과 연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둘째는 광역 단위의 관광교통망 확대 및 지방공항 활성화이다. 부산-대구-경북을 하나의 경제·관광권역으로 묶는 전용 셔틀버스와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철도를 활용한 상품을 운영했으면 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느끼는 가장 큰 장벽인 ‘이동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것이 지방 관광의 시작이다. 특히, 재방문 해외관광객을 위해, 지방공항의 활성화는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 될 것이며, 최근 논의되고 있는 ‘지방공항 전용 국제항공 운수권’ 등을 통해 외국 저비용항공사를 적극적으로 지방공항으로 유치하여 근거리 관광시장 관광객의 지방 방문을 유도하는 로드맵이 필요하다. 셋째, 민간 참여를 통한 자생적 생태계 및 지속적인 상품운영 환경 조성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한류 콘텐츠를 활용해 독창적인 굿즈를 개발하고, 팬들이 모여 한류 콘텐츠를 경험하고 기억할 수 있는 공간의 운영도 고려했으면 한다. 아울러, 대구의 치맥, 떡볶이, 막창 등과 같은 지역별 대표 K-컬처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연계하여 관광객의 체류를 연장하도록 설계해야 할 것이다.  

필자는 관광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홍콩관광청과 호주정부관광청 등에서 근무하며, 우리나라도 언젠가 세계적인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 상상을 하곤 했다. 이미 많은 경제 문화 선진국이 그랬던 것처럼, 경제·문화적으로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한 대한민국도 이제 국가의 브랜드를 바탕으로 관광 선진국으로 도약해야 한다. 2026년 BTS의 귀환은 대한민국의 문화가 세계적으로 소개되는 순간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의 지방 도시들이 세계 지도 위에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킬 절호의 기회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 구석구석이 한류의 무대가 될 때, 대한민국은 경제와 문화 분야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관광국가로 발전할 것이다. 이 시발점에서 대구와 경북권의 관광 매력이 전환의 선봉에 서서 ‘지방 관광의 르네상스’의 시대를 열기를 기대한다. 관광은 수출 산업이며, 경제적 부가가치를 넘어 국가의 품격을 결정하는 산업이다. 3,000만 해외관광객 시대, 서울의 화려함 뒤에 숨겨진 지방 도시들의 진정한 한국적 문화와 서사가 전 세계 팬들과 관광객에게 기억될 때 대한민국은 진정한 관광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관광 황금기를 맞이하기 위한 지방 관광의 대전환의 시작이 필요한 순간이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 ▲ 이전글
  • 작성 : 운영자
  • 제목 : “지역 관광 활성화의 최대 적은 ‘강남적 시각’”…돌파구 찾아 한목소리
  • ▼ 다음글
  • 작성 : 운영자
  • 제목 : [기자수첩] 태풍의 눈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YES DIVING.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