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숙박업소 바가지요금 잡겠다는데…“탁상공론이다” 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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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요금 사전신고제 도입하고 요금 공시 의무화
영업정지 등 강수…투명한 예약 생태계 조성 필요
정부가 숙박업소들의 ‘바가지요금’과 전쟁을 선포했다. 최근 글로벌 아이돌 그룹 BTS(방탄소년단)의 공연 일정(6월)이 발표된 직후 부산과 서울 등지의 숙박비가 평소보다 최대 10배 가까이 폭등하며 논란을 키웠고, 이와 같은 현상은 국가 관광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2월25일 열린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 문화체육관광부를 비롯한 합동 관계부처가 요금 게시 의무화와 일방적 예약 취소에 따른 법적제재를 강화하겠다는 방안 등을 골자로 대책안을 발표했지만, 숙박업 현장에서는 냉소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아이돌 공연에 평소보다 7.5배 인상…관광불편 신고 증가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한 부산지역 135개 숙소(호텔 52개, 모텔 39개, 펜션 44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공연 주간, 주말 1박 요금을 직전·직후 주말과 비교했을 때 숙소 요금은 평균 2.4배, 최대 7.5배 수준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가격 인상을 위해 숙소가 기존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함에 따라 관광불편 신고센터에 접수된 사례가 많았는데, 신고자 138명 중 94명이 외국인으로 내국인보다 더 많았다. 정부는 숙소들의 단기적 폭리행위가 국가이미지를 훼손하고 중장기 관광 경쟁력을 저하한다고 보고 이번 바가지요금 근절 대책을 마련하는 데 이르렀다. 정부가 발표한 바가지요금 근절 주요 대책으로는 ▲가격 표시 및 준수 의무 확대 ▲바가지 안심 가격제(자율요금 사전신고제) 도입 ▲숙소의 일방적 예약 취소시 법적 제재 강화 ▲바가지 요금 적발 업체 대상 숙박세일페스타 참여 제한 등이다.
영업정지 강수…“바가지 씌울 수 없는 시스템이 중요”
일단 정부는 요금 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고, 숙소가 표시된 가격보다 더 받는 행위를 법적으로 금지하겠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현행법상 숙박업 및 한옥체험업의 경우 요금표 게시 및 준수 위반시 1차 경고 또는 개선명령에 그쳤지만, 앞으로는 경고 없이 영업정지 5일(1차) 조치를 예고했다. 또 농어촌 민박업과 외국인 도시 민박업의 경우 요금표 게시/준수에 대한 규제가 부재했지만 앞으로는 영업정지부터 사업등록 취소까지 위반 조치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또 비성수기·성수기 등 시기별 요금을 자율적으로 결정, 사전 신고· 공개토록 하는 ‘바가지 안심가격제도(자율요금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겠다는 방안도 제시했다. 시기별로 숙박 요금 상한을 업체가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사전적으로 신고(예: 연 1회)해야 하는 의무를 부과하겠다는 게 주요 골자인데 이에 대한 현장의 반응은 다소 미온적이다. 일단 숙소들이 판매하는 요금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기 때문에 사전 신고 요금이 유의미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지금도 업장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가격을 표시하고 있는 일부 숙박업소들의 요금표는 실제 판매가와 괴리가 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실제 평균 판매가는 10만원이지만, 정작 홈페이지에 ‘정상 운임’으로 표시한 가격은 적게는 2~3배, 많게는 5~10배까지 높게 책정한 사례를 예로 들 수 있다.
즉, 평소엔 할인된 가격으로 팔다가 주말이나 성수기, 콘서트, 축제 기간에 가격을 폭등시켜도, 미리 높게 적어둔 표시 가격 범위 안이라면 정부가 강조하는 준수 의무를 지킨 셈이 되어 처벌할 근거가 사라진다는 의미다. 정부 역시 이와 같은 상황을 어느 정도 의식한 듯, 자율신고요금이 과도한 수준으로 형성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성수기 인상률이나 신고 요금 및 실제 판매 요금 비율 등을 고려해 자율적 가이드를 운영하도록 유도하겠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이 또한 회의적인 시선으로 보고 있다. 온다(ONDA) 오현석 대표는 “일단 합리적 가격이라는 기준이 부족하다. 그리고 주요 글로벌 OTA에는 검증된 리뷰 시스템이 있다. 7만원짜리 방을 77만원에 팔면 리뷰에 즉시 반영되고, 이는 별점 하락으로 이어지며, 결국 검색 알고리즘에서도 밀려난다. 시스템을 통해 시장이 알아서 벌을 주는 구조다. 하지만 한국소비자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OTA에서는 모텔 상위 노출 상품의 100%가 광고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바가지를 씌울 수 없는 구조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숙소가 기존 예약을 강제로 취소하고 높은 가격에 되파는 행위에 대해서도 단속한다. 그동안 정당한 사유 없는 일방적 예약 취소에 대해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부재했지만, 앞으로는 적발시 영업정지~영업장 폐쇄 명령이라는 강수를 두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한 숙박업소 관계자는 “현재도 많은 숙박업소들은 정당한 사유 없는 일방적 취소에 대한 예약 플랫폼(OTA)의 페널티를 피하기 위해 ‘객실 설비 결함’이나 ‘긴급 개보수’ 등을 사유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숙소들이 해명하는 사유를 일일이 확인하기에는 현실적이지 않다”라고 꼬집었다.
단속보다는 투명한 예약 생태계 조성
또 정부는 과도한 요금 인상을 억제할 채찍으로 숙박세일페스타 참여 제한이나 호텔 등급 감점 등을 제시했지만 이 또한 한계가 크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 특히 객실 단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해 수십 만원대로 판매하고 있는 특급 호텔들은 숙박세일페스타의 할인율이 점점 떨어져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고, 복잡한 서류 절차 등으로 이미 참여 의사가 꺾인 상태라 압박 카드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하지만 자칫 선량한 업주들에게 과도한 규제 스트레스만 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결국 단기적인 단속과 행정처분보다는, 소비자가 신뢰할 수 있는 투명한 예약 생태계를 조성하는 본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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