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YES DIVING 예스다이빙

[김기헌의 관광 시론] 리더들이여, 진짜 고객은 바로 당신 곁에 있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운영자 조회 1   댓글 0

본문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김기헌 교수 / 영산대 관광컨벤션학과

한 직장에서 35년 넘게 근무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그것은 수많은 산전수전을 겪으며 버텨낸 고통스러운 인내의 과정이자, 동시에 조직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뒷받침된 헌신의 증거다. 한국관광공사 근무 중 세 번의 이직 고민이 있었지만, 그것은 일이 힘들거나 체력이 부족해서도, 다른 회사의 조건이 탐나서도 아니었다. 나를 멈추게 하려 했던 것은 언제나 ‘사람’이었다. 밉상의 동료, 잘못된 인사 관행, 그리고 무엇보다 리더의 갑질이 나를 시험대에 올렸다. 그러나 나는 버텨냈고, 결국 행복한 마무리를 지었다.

어느 조직이건 조직의 성공은 리더십의 열매다. 합리적이고 배려할 줄 아는 희생적인 리더 밑에서는 직원들이 자신의 역할에만 전념할 수 있다. 하지만 권위적이고 독선적인 리더를 만나는 순간, 조직원 전체는 지옥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제자들에게 조건 좋은 기업보다 분위기 좋은 회사, 좋은 리더가 있는 곳을 택하라고 조언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렵게 취업한 제자들이 이직을 결심할 때, 표면적인 이유는 더 나은 조건일지 몰라도 그 이면에는 항상 직장 내 갈등과 상사의 갑질이 병행되어 있었다. 경영학의 핵심 원리인 ‘내부고객 만족’은 결코 화려한 수사가 아니다. 리더가 직원을 부하라고 지시할 대상으로만 여기는 순간, 회사는 돌아가도 직원들의 마음은 상처와 불만으로 가득 찬다.

리더십(Leadership)의 어원을 보면 ‘배를 리드한다’는 의미, 즉 선장의 역할이다. 선장은 평소 기관장과 항해사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하도록 격려하고, 고객을 위해 더 나은 환경을 만들도록 여유 있게 통솔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장 필요한 덕목은 온유와 겸손이다. 하지만 동시에 항로를 끊임없이 점검하며, 위기의 순간에는 단호한 결단으로 배를 구해내야 한다. 안일한 대처는 모두를 파국으로 이끌 뿐이다.

최근 우리는 사회적 강자들의 갑질과 폭언을 언론에서 자주 접한다. 이는 비단 몇몇 정치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적으로도 35년의 근무 기간 중 악몽 같은 갑질을 겪었다. 업무 능력과 부서 통솔력으로 상사들에게 칭찬을 받았었지만, 결재판이 날아다니고 80년대 군대보다 못한 폭언을 일삼는 상사를 만났던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는 흉터가 되었다. 낙하산으로 온 그 사장은 소위 ‘갑질 대마왕’이었다. 실장들을 사병처럼 닦달했고, 회의를 소집하면 모든 간부가 사장이 올 때까지 20분씩 대기하는 참혹한 상황이 반복되었다. 30년 경력의 관광 전문가들이 이해할 수 없는 지시가 쏟아졌다. 당시 중국 아오란 그룹 5,000명의 치맥 파티 등 굵직한 행사의 총괄지원을 맡아 밤낮없이 뛰었고 수백 건의 보도가 쏟아지며 보람을 느꼈지만, 사장은 격려 한마디 없이 삐딱한 기자의 가십성 기사 하나를 빌미로 정정보도를 받아내라며 호통을 치기도 했다. 반복되는 상처에 극심한 우울증에 빠졌고, 가슴이 아프고 두려워 죽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 우울증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몇 번의 죽음의 고비를 넘겨야 했다.

리더는 자신의 공을 내세우는 사람이 아니다. 직원들이 즐겁게 일하도록 환경을 조성하고, 미흡한 점은 덮어주며 사람이 되도록 기다려주는 이다. 진정한 리더십은 권위와 복종이 아니라 대화와 소통, 그리고 배려에서 나온다. 관광업계의 현실을 보면 더욱 가슴이 아프다. 호황기에는 사장이 집을 사고 건물을 올리며 으스대지만, 환율 위기나 북핵, 코로나19 같은 암초를 만나면 이기적 사장은 직원들을 해고하고 폐업을 선택한다. 그때마다 외쳤다. 나를 위해 고생한 직원들을 위해 집 한 채, 건물 하나 팔아 이 엄동설한을 함께 버텨준다면, 그 고마운 직원들은 분명 나중에 사장을 위해 분골쇄신하여 더 큰 결실로 보답할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현실은 늘 근시안적인 천민 기업가 정신에 머물러 있었다.

직원이 행복한 직장 생활을 통해 보람을 얻고, 그 행복을 가정과 사회로 나누는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중소기업이 대다수인 우리 관광산업계에 이런 잔혹한 리더들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리더의 따뜻한 품격이 흐를 때, 우리 관광산업은 비로소 진정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 리더들이여, 부하 육성의 마음으로 돌아가라. 당신들이 변할 때 대한민국 관광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후배들이 더 이상 리더십으로 인해 아파하지 않고, 자부심 속에서 행복하게 일하는 미래를 간절히 기대한다.

 

 

출처 : 여행신문(https://www.traveltimes.co.kr/news/articleList.html)
  • ▲ 이전글
  • 작성 : 운영자
  • 제목 : [2026 아세안 관광 포럼] 관광의 미래를 향한 동행, 아세안 관광, 회복 넘어 미래로…협력 관계 이어간다
  • ▼ 다음글
  • 작성 : 운영자
  • 제목 : ‘액티브 시니어’ 취향 저격한 대만여행…쇼핑 빼고 품격으로 채웠다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Copyright © YES DIVING. All rights reserved.